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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 교수의 일침 “인수위에 영어 지상주의자가 있는 듯”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10.02
첨부파일0
조회수
2429
내용
영문학 교수의 일침 “인수위에 영어 지상주의자가 있는 듯”

25일 라디오 인터뷰서 인수위 영어교육 강화방침에 일침



[데일리서프라이즈 조은아 기자] “인수위에 영어경쟁 지상주의 자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 장영준 중앙대 영문학과 교수의 지적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연일 영어교육 강화방침을 내 놓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수위는 “초등학교 고 학년부터는 영어뿐 아니라 다른 과목도 영어로 수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오는 2010년부터 고등학교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방침들에 근거, 일각에서는 결국 영어 공용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장 교수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영어를 잘 가르치겠다는 것은 찬성하지만 지금 쏟아져 나오는 정책들은 너무 급하게 진행되고 구체적인 안이 없어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며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일제 강점기 때도 완벽한 일본어 공용화는 불가능했다”

그는 “우리말로 수업을 해도 실제 공교육이 무너졌는데 만약 영어로 수학이나 과학 수업을 했을 때 (공교육이) 무너지는 비율은 심각할 것”이라며 “인수위 방침대로 영어로 모든 수업을 한다면 영어를 알아듣기 위한 영어 과외 플러스 수학 과외의 식으로 사교육이 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장 교수는 “일제 강점기에서도 일본어 사용을 강제했지만 불가능하지 않았느냐”며 “(모든 국민인 영어를 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택권을 줘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만약 2010년부터 수학 수업을 영어로 한다면 수학적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영어 재능은 없는 학생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수학을 잘 하지만 영어를 못 하는 학생이 우리말로 수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재원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그런데 그런 환경을 국가적 재원이 있는가, 국가적 재원을 영어 하나에 쏟아 붓는다면 또 다른 부분에서의 추락, 하락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장영준 교수는 “많은 재원을 기초과학이나 사회복지 등에 쓰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지 영어 하나만 하면 국민이 행복해 질 것이라는 것은 너무 단순한 접근법”이라며 “서양과 유럽권은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공용화가 된 것이지, 정책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사교육 줄어든다는 인수위의 주장, 이해안돼”

실제 현장에 있는 영어교사들 역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같은날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 응한 조자룡 동명여고 영어교사는 “당위성에 이끌려서 성급하게 초등학교에 영어교육이 도입 되면서 초등학교 사교육이 굉장히 늘어났다”며 “사교육이 준다는 인수위의 주장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사교육을 줄일 정도로 공교육을 활성화시킨다면 천문학적인 예산 혹은 광범위한 체계의 조직 등이 투입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 교사는 “국가 교육과정을 다시 개편하는 것만 해도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시간도 너무 촉박하고 구체적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여건들도 갖춰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교사들의 영어수업 진행을 낙관하는 한편, 그에 맞는 교육환경의 병행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조 교사는 “지금처럼 35~40명 정도의 학급 인원수로는 알맞은 영어회화라든가 영어 작문수업이 진행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아직 방학 중이라 만나보진 못했으나 학생들도 굉장히 불안해하고 힘들게 받아들일 것 같다”고 밝혔다.

“잘하든 잘하지 않든 영어 공용은 필연의 추세”

한편 영어 공용화를 맨 처음 제창한 것으로 알려진 소설가 복거일 씨는 “잘하든 잘하지 않든 영어 공용은 필연의 추세”라며 찬성 쪽에 한 표를 던졌다.

이날 장영준 교수와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한 그는 “영어를 잘해야 자기의 잠재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고 그 결과로 사회도 당연히 나아진다는 것이 뚜렷이 드러났다”며 “모국어인 한국어와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우리 국민들이 다 잘하는 상태가 되려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복거일 씨는 “특히 지금 영어를 배우는 데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뒤지는 ‘영어 격리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 “이에 대한 유일한 대책은 어릴 때부터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영문학 교수의 일침 “인수위에 영어 지상주의자가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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